

바비는 개봉하자 마자 보러갔고 (만족쓰)
일주일 뒤에 오펜하이머를 보았다.
<오펜하이머>는 그저 양남의 알탕 감성을 버무린 그런 영화다.
나 노느라 바쁜데도 할 말은 하고 싶어서
오랜만에 써보는 짤막한 리뷰.


서구권에서는 같은 날에 개봉해서 그런지
Oppenbarbie 혹은 Barbenhemier 와 같은 신조어가 탄생했고
같은 날에 두 영화 중에 어느 영화를 먼저 볼까 하는 일종의 밈이 잠시 유행했을 정도로
사람들이 가지는 두 영화에 대한 기대가 아주 컸다.

과학에 대해 잘 알고있는 것도 아니고..
오펜하이머에 대해서 잘 모른다.
내가 알고 있는 정도는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가했고
냉전시대에 원자폭탄을 개발할 때 주축이 된 인물
그리고 작년에 러시아 스파이라는 오명을 벗었다는 것 정도?
1967년에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사망한 점을 감안하면
2022년이 되서야 오명을 씻어냈단 점에서
전기 영화 <오펜하이머> 가 가지는 의미는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
한 인물을 중심으로 서사가 이루어지는 전기 영화이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주변 여성에 대한 묘사가 불쾌했다.
심지어 에밀리 블런트와 플로렌스 퓨를 데리고
저렇게 밖에 활용을 못하나 싶을 정도로
여성 캐릭터들이 다 너무 별로였다.
특히 플퓨가 맡았던 진 태트록은
오펜하이머에게 시련을 주기 위한 극 장치 그 이상 그 이하로도 안보였기에
영화를 본 후 진 태트록에 대해 구글링을 해봤다.

진 태트록은 스탠포드, 버클리, 하버드에서 교직 생활을 하신 저명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그녀 역시 스탠포드 의과 대학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는 정신과 의사로 일했다.
오펜하이머가 2번이나 청혼했음에도 거절을 했다고 한다.
오펜하이머와 키티가 결혼한 후, 맨해튼 프로젝트 기간 동안에도
그 둘의 관계를 꾸준히 지속되었다고 말하는 여러 역사학자들도 있다.
태트록은 공산주의자이기도 했고
때문에 오펜하이머가 의심을 사게 된 것도 사실
물론 태트록에게도 감시가 붙었다고 한다.
다만, 태트록은 우울증과 자신의 성정체성에 관해 꾸준히 고민했다고 한다.
지금이야 성정체성에 대해 많이 관대해졌지만
당시 시대상을 생각해보면 얼마나 힘드셨을지.
이점을 고려하였을 때
태트록의 자살은 단순 오펜하이머 때문이 아닌
공산주의자이기에 감당해야했던 감시와 정신질환 그리고 성정체성 혼란
여러가지가 얽혀있을 것 같다.
영화 속에서 묘사된 둘의 모습은
플라토닉과 에로스가 공존하는 치명적인 관계이자
태트록은 그저 오펜하이머의 매력을 강조시켜주기 위한 장치로 밖에 쓰이지 않았다.
그녀가 그 당시 실제로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면
오펜하이머 전기 영화를 극적으로 보이기 위해
제일 심각했던 것은 플퓨가 맡았던 역할이고
오펜하이머의 아내였던 캐서린 오펜하이머도
그냥 영화 속 모습으로 말하자면
3번 이혼해서 결혼한게 바로 로버트 오펜하이머.
육아도 제대로 못하고 힘들어하면서 술 퍼마시는 부인.
태트록과 오펜하이머의 불륜 때문에 마음은 상했지만
결국 남편을 받아주는 것으로 마무리.
물론 살아 생전 오명으로 마땅히 누려야했던 명예로운 삶도 박탈당했던 오펜하이머였기에
전기 영화를 약간의 미화를 곁들여야하는 것은 맞지만
굳이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들을 (특히 여성 위주로) 대놓고 불쾌하게 묘사하면서
영화 주인공을 올려치기 하는 연출은 썩 좋은 연출자의 태도는 아닌건 분명하다.
페미니즘을 넘어선 이퀄리즘을 보여준 영화와
여성 캐릭터를 내려치기 하면서 주인공을 올려치기 하는 영화가 동시에 개봉하며
두 영화가 동시에 주목을 받는 것도 참 신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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