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한국에 있을 땐 부모님의 소중함을 잘 모르니 친구들이랑만 놀러다녔고,
나이가 들고 아빠를 먼저 떠나보내고 나니 부모님께서 시간이 있을 때 연락도 자주하고 여기저기 자주 다녀야한다는걸 뒤늦게 깨달았다.
심지어 동생과 나를 키우시느라 쉴 틈 없이 달려온 우리 엄마.
오래 전부터 보상을 해드리고 싶었고,
이번에 한국에 들어가면 엄마와 해외 여행을 함께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불교를 믿는 불자이신 어머니가 가면 좋을 첫 해외 여행지로 태국이 떠올랐고
자유 여행와 패키지 여행 사이에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나는 패키지 여행을 가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패키지는 가이드에 따라 여행의 흥망성쇠가 달라진다고 해서 패키지에 대한 걱정도 컸다.
그치만 부모님을 모시고 해외 여행 갈 때는 꼭 패키지를 이용하라는 말이 있다.
괜히 오랜만에 엄마와 해외로 나가 짜증만 잔뜩내고 올 바에는 패키지가 낫겠다라는 결론이 나왔다.
한국 들어가기 3개월 전 부터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등 검색을 했고
사원 위주로 방문하는 코스와 출발 확정이 된 패키지를 찾아서 예약을 했다.
그리고 대망의 출국 날!
첫 날은 밤 12시 언저리에 도착했다.
현지인 가이드와 함께 다른 항공을 이용하는 다른 여행객들을 공항에서 다같이 만난 후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 도착했더니 이미 새벽 1시.
확정된 숙소는 푸라마 호텔이었다.
호텔은 4성급이라기에는 지어진지 오래되보였지만
생각보다 방이 엄청 크고 위생도 나쁘지 않았던 편.
한국인 가이드분께서 조식은 오전 6시부터 시작이라고 해서 솔직히 의아했다.
사람들이 그 시간에 일어나서 밥을 먹는다고,,?
그렇다.
어르신들은 그 시간에 일어나 조식을 드신다!!
우리 엄마도 오전 5-6시 사이에 일어나셔서 일찍 일어나서 6시에 내려갔다.
6시 20분즈음 되자 테이블들이 꽉 찼고, 조금 늦게 내려온 사람들은 앉지도 못했다 ㄷㄷ
아침잠 없는 어르신들이 모여있는 호텔이라 그런가.. 이런 광경은 난생 처음이었다.
나름 이색적인 광경ㅋㅋㅋㅋㅋㅋㅋ
조식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 조금 쉬었다가.
8시 20분에 호텔 입구에서 다같이 모인 후 본격적인 여행 일정이 시작되었다.
치앙마이 코끼리 보호소
Elephant Jungle Sanctuary (Office)119/10 Tha Phae Road, Chang Khlan Sub-district,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50100 태국
올 여름 홍수로 인해 보호소에 있는 코끼리 4마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으며
치앙마이 코끼리 보호소에 도착했다.
치앙마이는 길에 돌아다니는 개들이 참 많았다.
주인없는 들개들 치고 참 얌전하더라.
그래도 가이드분께서는 애들 얌전하고 이쁘다고 만지지 말 것을 권고하셨음.
코끼리 밥도 주고 목욕하는 것도 구경했다.
이 여행 동안 엄마 인생샷 남겨드리려고 열심히 찍음.
아주 짧게 속성으로 구경하고 다시 버스에 탑승했다.
산토리니에서 보트 투어했을 때 처럼 호로록 구경하고 이동하고 호로록 구경하고 이동하고의 연속임 😂
치앙마이 보타닉 가든
Tweechol Botanical Garden
118 Chiang Mai , Route 118, Choeng Doi, Doi Saket District, Chiang Mai 50220 태국
전 여왕 (현 태국 왕의 어머니)을 기리며 만들었다는 보타닉 가든.
정글 위로 걷는 코스.
구멍이 숭숭나서 고소 공포증이 있으면 아예 다니지도 못할듯.
엄마도 느낌이 이상하다고 위만 보고 걸으셨다.
반팔을 들고가지 않아서 전 날 면세점으로 주문한 반팔티.
넘나뤼 마음에 든다.
내년 여름에 휘뚤마뚤 잘 입을 듯.
수국이랑 비슷해보이는 이름 모를 핑크색 수국.
이뻐서 폰카, 카메라, 폴라로이드 세가지로 사진 백만개 찍음.
엄마와 함께한 돌판 밈 포즈.
엄마가 하트하면 엄지척하고 내가 엄지척하면 왜 하트를 하냐고 찍어주시는 가이드분과 어르신들이 막 웃으셨다.
햇빛 아래에서 혹은 그늘 안에서 색감이 다 다른 초록색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우리 엄마가 젊었을 때도 아리따우셨지만 렌즈도 잘 받는듯.
식물원 구경하고 점심 먹으러 고고싱
바이 오키드 팜 뷔페
Bai Orchid & Butterfly Farm
Mae Raem, Mae Rim District, Chiang Mai 50180 태국
난초 농장과 나비를 볼 수 있는 태국식 뷔페가 있는 곳.
딱히 자유여행에서 찾아올 필요는 없고 패키지라서 겸사겸사 만족스러웠던 장소다.
뷔페지만 음식맛은 평타 이상이라 마음에 들었다.
팟타이와 태국식 커리, 바나나 튀김 강추.
치킨 튀김도 염지가 적절히 잘 되어 맛있었다.
한 가득 음식을 푸고 있는 울엄마 😂😂
망고 스무디.
망고 반 개는 갈아넣고 남은 반 개는 이렇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오키드 팜이라지만 딱 요렇게만 되어있어서 크게 구경할 거리는 없다.
나비들이 여기저기 날라다니는데 이건 카메라에 잡기 어려워서 아쉬웠음.
조경은 잘 해놨더라.
왓 도이수텝
Doi Suthep
Doi Suthep, Suthep, Mueang Chiang Mai District, 치앙마이 50200 태국
휴대폰 vs 카메라
우리 엄마가 제일 기다리셨을 태국 사원.
도이수텝 사원에 도착했다.
태국에서 흔치 않게 산 속에 위치한 사원이다.
찐 에메랄드 석상은 방콕에 보내고 얘는 가품이라고 가이드님께서 설명해주심.
태국 불교 사원들은 그 정교함이 그냥 미쳤다고 밖에 설명이 안된다.
태국 사람들 손기술이 좋은가보다.
탑돌이 하시는 중.
여행하다보니 이제 태국 = 코끼리 이 공식이 생김.
즐겁게 구경하고 태국 마사지 받으러 갔다.
2시간 동안 태국 마사지를 받은 후, 저녁은 한식을 먹었다.
아무래도 패키지는 중년층 이상이 많이 가다보니 하루에 한 끼는 꼭 한식을 챙겨주시더라.
무제한 삼겹살 + 목살.
진심 내 인생 통틀어 먹었던 돼지고기 중에 잡내가 안나고 이렇게 부드러운건 처음 먹어봄.
태국이 더운 나라라 닭고기 돼지고기가 맛있고 소고기는 맛없다더니..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무제한이었지만 우리 테이블은 입들이 짧아서 한 번 만 추가하고 GG...
후식으로 가이드분께서 망고를 사오셔서 망고도 옴뇸뇸..
슬프게도 이 해에 치앙마이가 수해를 입었어서 과일들이 다 물에 빠진 것처럼 평소보다 맛이 없다고 하심..
인생 첫 동남아 여행이었는데.. 물빠진 망고를 먹게되다니.. 운이 안좋았다.
한국에 도착해서 시차적응 되기도 전에 태국으로 여행오는 바람에
3일을 3-4시간 정도 밖에 못자서 피곤한 상태였는데
이 날 숙소에 가서 오랜만에 꿀잠 잤다.
Chiang Mai
Thai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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