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 이동을 한 후 4일이 지났다.
병동의 매니저가 나보고 어디 병동으로 가고 싶은지 결정했냐며 물었다.
내가 갖고 있는 병동 경력이라고는 정신과 병동 경력 밖에 없고
영국에서는 급성기 병동 1,2 이렇게만 경험해봤는데
내가 어디가고 싶은지 어떻게 알겠냐며... ^^1바.
알고보니 그냥 부서 이동을 시킬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아직 나는 전 병동 소속 직원이니
병동 간호부가 현재 병동 정규직 내부인 공고를 올리면
내가 지원해야지 부서이동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설명을 듣고 얼떨떨하고
수술방 자리는 혹시 있냐고 물어보았냐고하니
자리가 없다고 단호히 말하길래
그럼 지금 일하는 병동 정규직으로 일해야지 뭐.
하고 대화는 일단락 되었다.
그리고!
주말 전에 수술방 매니저에게서 답변이 왔다.
심지어 나를 1:1 프리셉터를 해줄 간호사 메일도 CC 해놓고 답변을 해주셨다.
(그래도 얼레벌레 돌아가는 부서는 아니구나)
다음 주 시간 날 때 수술방 오피스로 찾아오면
뱅크 직원으로 등록 신청서와 함께 인덕션 서류를 주신다고 했다.
얼레벌레 부서 이동한 병동에서 1주가 지나고
킹 찰스ㅗ의 대관식을 맞이하야
공휴일까지 더해져 3일을 쉬게 되어
그나마 숨통이 트인 주말이었다.
대관식 당연히 1도 관심없고
요즘 시대에 영국 왕족은 왜 존재하는지 이해 못하는 사람이지만
RAF에서 높은 직급이신 시아버지가 호주로 출장가셔서
홀로 대관식을 보실 시어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Hadleigh로 향했다.
일은 어떻게 되가는지 이야기를 하다가
내 시프트를 보여드리려고 시스템에 로그인을 하니까
아무 말도 없이 내 근무가 바뀌어져 있었다.
심지어 Week 19 때는 화수목만 근무하면 되는건데
월-금 풀로 근무하는 걸로 바뀌어있고
심지어 Supernumerary 기간도 1주일 추가가 되어있었다.
나의 상의도 없이 심지어 통보도 없이.
원래 시어머니와 월요일까지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
공휴일 월요일에 출근을 해야하니 일요일에 올라왔다.
그런데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봐도
너무 계빡치는 것 아니겠음?
통보도 없이 내 근무를 마음대로 건들 수 있나
잠도 안오다가 그냥 출근을 안하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그 병동 식구도 아니고
현재 매니저는 내 근무표를 확인할 수도 없고
(설령 현재 매니저, 이 전 매니저가 상의해서 내 근무표를 바꿨다 해도)
어차피 Supernumerary, 즉 나는 남은 인력이기 때문에
뱅크 일용직처럼 출근해서 어디 구역을 맡을지 즉흥적으로 정하는 시스템이라
내가 출근을 했는지 안했는지도 모를 뿐더러
뭐라고 한들 나도 안나간 이유는 있으니깐
걍 출근을 안해버리고
그 날 남편이랑 영화관에서 가오갤3를 보았다.
스트레스를 너무 받다보니 나도 그냥 막나가는 것 같다.
신규 때 첫 병원에서 무단결근 해본 뒤로는
이런 적이 없었는데 말입니다...
그 다음 날,
내 예상대로 내가 어제 그냥 근무표를 어기고
출근은 안했는데도 아무도 모른다.
평범한 하루의 시-작.
퇴근 전, 현 병동 라인 매니저에게 현재 일하는 병동 정규직 말고
그냥 병동 뱅크로 전환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다.
아직 수술방 매니저를 만나지 않은 상태였고
확정이 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병동 라인 매니저는 뱅크로 일하고 싶으면
사직서를 내서 사직 처리를 한 후 뱅크로 등록을 해야하는 걸로 안다.
간호부 매트론들한테 사직서를 내고
뱅크 어떻게 할지 얘기를 나누어보아라. 라고 했다.
일하는 도중에는 바빠서 매트론들한테 메일을 보내지 못했고
오늘이 마지막인줄 알고 마지막 인사를 하려고
퇴근 전에 라인 매니저 오피스에 들렀다.
차지 간호사도 함께 있었다.
업무 강도도 강도인데 개인 자유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해서
뱅크로 전환하고 싶다고 대충 둘러대니
차지 간호사가 Flexible time = 파트타임 을 물어보는건 어떻냐고 했다.
(그냥 병동이 싫은거라고요)
일단 알겠다하고
퇴근을 하고 수술방 사무실을 찾으러 다녔다.
내가 일하는 병원은 수술실 부서가 2개로 나뉘어져있어서
지나가는 직원들 3명한테 물어봐 겨우 찾았다.
내가 만나야할 매니저는 보스랑 미팅 중이라고 해서 기다리겠다고 했는데
1시간 30분이 지나도 미팅이 끝나지 않아서 허탕치고
당시 있던 사무실 직원한테 내 이름을 남기고 집으로 갔다.
아직 아무 것도 진행이 되지 않은 채 다시 출근했다.
수술방 매니저가 오전에 메일을 보내주셨다.
미팅이 길어져서 미안하다며 오늘도 미팅이 있으니
시간 날 때 전화를 미리 주고 와달라.
오전 루틴 업무를 끝내고 내 쉬는 시간이 될 무렵즈음에
수술방 매니저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다.
나 이제 곧 쉬는 시간인데 지금 만나기로 하고
수술방으로 향했다.
수술방 전용 일용직 인덕션 서류와 등록서를 받고
이런 저런 설명도 듣고 수술방 투어도 해주셨다.
하루 supernumerary day 를 갖고 바로 뱅크를 신청하면 될 것 같다 하셨다.
그런데 내가 지금 병동 정규직으로 일을 하고 있고
지금 이 수술방 일용직은 너한테 extra이니
supernumerary day는 내 day off 때 하면 될 것 같다고 하셨다.
(내가 죽을 것 같아서 병동 정규직 포기할 것이지만
자세한 속사정을 설명하려고하니 너무나도 복잡...)
그리고 뱅크로 일하다가 정규직 공고 올라오면 지원하라고 하셨다.
내 쉬는 시간이 30분인데
수술방 매니저에게 이런 저런 설명 듣고 얘기 나누고 수술방 투어까지하니
45분-50분 동안 병동에서 자리를 비웠더라..
근데 더 웃긴거
병동으로 돌아가니 다들 바빠서 내가 쉬는시간 더 가진지 다들 모름;;
인사과에 전화해서
병동 정규직 -> 뱅크 전환 과정과
Notice period 도 물어보았다.
인사과 직원이 말하기를
현재 정규직은 사직 절차를 밟고 뱅크로 남으면 (remain) 된다.
그리고 노티스는 2달.
왓? 나 지금 Supernumerary 라서 독립적으로 일 못하고 있는데
2달이 노티스, 그게 가능한거냐고 되물어보니
인사과 직원이 더블체크를 해보겠다고...
아직 트레이닝 기간이므로 라인 매니저랑 얘기해보라고 한다.
일주일 정도면 될 것 같다고 그런다.
물론 나는 그 쪽 병동 가족도 아니라
1주일 더 있는 것도 너무 싫고 당장 이번주에 관두고 싶은 마음 뿐.
퇴근하기 전에 병동 매트론한테 메일을 보냈다.
정규직말고 뱅크로 전환하고 싶은데
이 문제로 대화하고 싶으니 전화달라고.
통화 내내
정규직에서 뱅크로 전환하는거는 복잡하다.
Competency check 부터해서
트레이닝 부터 해서... 블라블라
얘기를 듣다듣다 뱅크로 쉽게 전환해줄 것 같지 않아서
솔직하게 나 오늘 수술방 매니저 만나서 수술방 뱅크 자리 오퍼 받았다.
그래서 병동 뱅크랑 수술방 뱅크랑 번갈아가면서 일하고 싶어서 그래.
라고 말하니
병동 매트론의 태도가 조금 바뀌면서
그럼 내일 간호부 에듀케이터랑 얘기를 나눠보고 결정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하셨다.
NHS 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면 내 시프트 도중에 트레이닝을 신청해서
트레이닝을 받고 돈도 받지만
NHS 뱅크로 일하면 말 그대로 일용직이라
돈도 못받고 내 개인 시간을 할애해서 트레이닝을 받아야하는 식이다.
병동은 직접 환자를 다루는 부서라 그런지 대체적으로 좀 까다로운가보다.
아무튼 여차저차 내가 가고 싶은 길을 억지로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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