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 입덕 후, 2년 동안은 팬튜부를 운영하느라 동영상을 편집하며 보냈다. 그리고 입덕 3년차에 알계를 깨고 본격적으로 트위터 덕질 본계를 만들어서 활동을 시작했다. 십여년간 다져진 아마추어의 어설픈 포토샵과 편집 실력 덕분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고 덕분에 내 덕질 본계도 빠른 속도로 성장해나갔다. 트위터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도 알게됐고, 그 중에서 나와 잘 맞는 사람들과 교류를 하면 즐거운 덕질 라이프를 보냈다.
나는 케이팝 아이돌 입덕 전에 해오던 덕질은 주로 배우들이었다. 어릴 때 다니엘 래드클리프로 시작으로 유안 맥그리거, 베네딕트 컴버배치 등 많은 배우들을 덕질해왔고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좋아한다. 더이상 그들의 필모를 모으지 않고, 영화가 개봉하자마자 챙겨보지 않는다. 그냥 그들이 출연한 영화를 볼 기회가 생기면 보는 것이고 잘 살고있기를 바랄뿐이다. 그들을 덕질한 덕분에 영어 실력은 조금은 늘었으며 포토샵과 코딩을 만질 수 있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서 덕질은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취미였다.
다시 케이팝 아이돌 덕질로 돌아와서, 남돌 팬튜브 채널만 굴릴 땐 그 그룹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심으로 모여 애들을 이뻐하는 댓글만 달렸다. 하지만 트위터 알계를 깨고 본계 활동을 시작하면서 흔히 말하는 돌판의 정병력을 직접 두 눈으로 보게 되었다. 바로 알계, 까빠 및 악개들. 내가 있던 판은 한줌단이다. 내 새꾸들이 이 세상에서 제일 본업 잘하고 겸손한 아이들이다 등등 입 마르게 칭찬하지만 케이팝 생태계상 1군돌은 앞으로 절대로 될 수 없을 것이다. 1군돌이 아니면 팬덤의 규모는 당연히 한줌단일 수 밖에 없다. 한줌단이 되면 뭐가 문제가 되냐? 바로 정병계들이 너무 쉽게 눈에 띈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면만 봐도 모자랄 휴식이자 안식처인 덕질에 피로도가 높은 부정적인 측면들을 강제로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솔직히 블로그로 배우들 덕질 소소하게 하던 때와는 피로도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컸다. 또한 소위 말하는 1군돌도 인기멤과 비인기멤으로 나눠지는데 한줌단이면 이 상황이 어떻겠는가? 본계에서는 흉을 안봐도 뒷계에서 비인기멤 흉보는건 일상이다. 파이가 그만큼 작기 때문에 피할수 없는 지뢰가 너무 많다. 그들의 논리는 보통 비인기 멤버들은 못생겨서 못견디겠다나 뭐라나. 어찌보면 안티보다 더 한 존재들이다.
또한 트위터에는 비공개 계정이 존재하는데 비계 자체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사적인 일상 얘기를 트친들과 공유할 수 있고 보통 덕질 계정에서는 해당 아이돌 관련된 얘기만 하게 되니 비계에서 서로 사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비계 조리돌림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비계로 싸불(사이버 불링)을 당하는 사람은 보통 입방정을 심하게 떨거나 무언가 잘못해서 비계로 욕을 먹긴하나 이러한 비계 시스템에서 내 비계 탐라를 보자면 1/3은 적어도 남을 흉보는 비계 인용들이다.
내가 본 최근 케이팝 덕질 문화는 기괴하다. 마치 케이팝은 10, 20대의 산유물처럼 구는데 오타쿠 성향은 DNA에 깊게 박혀있다. 한 번 오타쿠였으면 영원한 오타쿠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대상이 계속 변하는 것일뿐. 유명한 돌판 트위터리안이 어머니를 위해 1군 아이돌 콘서트 티켓을 예매해드린 적이 있는데 나이 많은 사람이 거길 왜 오냐고 성질내는 팬들을 향해 일침을 날린 적이 있다. 성질낸 사람들은 중년이 되면 덕질을 안하고 갓생을 살거라고 생각하는건지 궁금하다. 지금도 다른 생산적인 취미없이 덕질이 인생의 전부이지 않은가. 할 줄 아는건 트위터 비계에서 나이 많은 아줌마가 덕질한다고 욕하는 것 뿐이면서 왜 비계인용으로 본인의 미래에 대한 자해를 하는건지? 덧붙여서 본인을 직접 할미라고 지칭하면서 앓는데 막상 10대인게 리빙포인트.
인간은 모여있으면 뒷담화를 하고 싶어하는 것이 본능이다. 물론 모두가 그런건 아니지만 어릴 적 다음 카페에서 해리포터 덕질할 때도 그렇고 학교에서도 그렇고 심지어 내가 일했던 모든 직장에서도 그러했다. 종교를 가져보진 않았지만 종교 모임도 안봐도 뻔하다. 지금은 손절한 교회다니던 고등학교 친구가 그랬다. 그래서 나는 인간 자체를 신뢰하는 편은 아니다.
나는 덕질을 생산적이고 긍정적으로 하고 싶은 사람이다. 다른 팬을 흉보거나 최애의 같은 멤버를 흉보면서 부정정인 에너지를 얻는 덕질이 아니라.
그래서 여전히 내 최애를 좋아하지만 입덕한지 4년 만에 피로함에 짓눌려 탈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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