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에 핫했던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영화 <아가씨>를 무척 재미있게 봤던 남편은 평소에 김태리를 좋아하기도 하고 실제 취미로 펜싱도 했어서
이 드라마 티저가 뜨자마자 보고싶다고 하던 드라마다.
나 또한 김태리 배우가 호감이었고 기대까지는 안하더라도 남편이 보고 싶어하니 한 번 보자해서 토악질하면서 하차하기 전 까지 챙겨봤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1998년, 세상이 통째로 흔들리듯 불안하던 해,
스물둘과 열여덟이 만났다.
둘은 서로의 이름을 처음 불렀다.
스물셋과 열아홉이 되었고, 둘은 의지했다.
스물넷과 스물이 되었고, 둘은 상처를 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됐을 때, 둘은 사랑했다.
- 스물다섯 스물하나 tvN 공식 홈페이지
드라마 첫화가 공개되기 전,
위의 시놉시스를 읽고 우선 둘이 스물하나, 스물다섯이 될 때 이어지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요즘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미성년자와 성인을 이어주겠어. 나도 감히 상상하지도 못했다.
드라마 전반부 내용 내내 성인인 백이진이 미자인 나희도를 비롯해 태양고 고등학생들이랑 어울리는 꼬라지가 너무 이상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떻게서든 여주와 남주의 연을 이어주는 장치가 필요했고 나도 한 번 시작한 시리즈 뒷 내용이 궁금하니 꾸욱 참고 봤다. 덜 떨어진 성인이 어떤 현실에서 저러겠냐만은...
하지만 나희도가 열아홉이고 백이진이 스물셋이었을 때 백이진이 '사랑'이라는 단어를 입 밖에 내놓는 순간부터 정이 뚝 떨어졌고 바로 하차해버렸다.
영국인 남편한테 만약 미래의 네 딸이 아직 고등학생인데 저렇게 성인이랑 썸을 타는거 어떻겠냐고 물어보니 단호하게 안된다고 그러더라.
당연함. 정상인 부모가 미쳤다고 페도충과 소녀의 사랑을 응원하겠냐고..
"이 망할 페도자식아! 당장 멈춰!"
당시에 온갖 SNS에서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옹호하는 팬들도 생각보다 많더라..
'그래, 보는 사람들은 그럼 그냥 드라마를 드라마로 봐라.. 나는 도저히 이입이 안되고 예민종자라서 못보겠다.'
하고 말을 얹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미성년자와 성인의 만남을 주제로 개빻은 컨텐츠가 나왔다.
내가 이 주제로 포스팅을 하게 된 계기.
안그래도 저 채널은 개빻기로 유명한 채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독자수도 많고 조회수도 엄청 잘나오는 편이라
청소년들이 봤을 때 절대로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할게 뻔한 그런 유튜브 채널이다.
저 컨텐츠 자체가 그냥 소추(소중한 추억) 처럼 개 빻아서 (ㅈ같다는 뜻) 감히 재생도 못하겠더라.
그리고 노잼봇 쟤는 저기서 뭐하는거야?
ㄴ 뭐하기는 염병천병 떨고 앉았겠지
드라마가 그냥 '드라마' 라면 상반기 드라마 <설강화> (a.k.a.설사화) 때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화를 냈고 청원까지 했던 것일까?
거기에 온갖 종류의 성범죄가 일어나고 그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인 나라에서 미성년자 소녀와 성인 남성의 개빻은 썸을 미디어에서 예쁘게 포장해서 보여주는데 어떻게 드라마를 드라마로 보란말이야?
비단 스물다섯 스물하나 이 드라마 하나만 문제는 아니다. 최근에도 나이차가 심하게 많이 나는 커플을 다룬 드라마가 방영되었는데 바로 <신사와 아가씨>, 이 드라마를 본 적도 없지만 내 친구들이 하도 욕해서 나에게 악명이 높은 드라마다.
40대 나이쳐먹은 개저씨가 기억을 잃고 지가 20대초인줄 알고 거울만 봐도 자기 액면가 알만한 사람이 새파랗게 어린 20대 여성한테 '누나 눈나' 거리며 썸탄다는 그 드라마.
소재가 자극적일 수록 시청자들의 관심을 끈다지만 듣기만해도 저혈압이 치료되는 내용.. ^.^
도태남들은 자기객관화가 참 안된다.
'아.. 나 정도면 괜찮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즈그 또래 여성들이 속물이고 된장녀라서 그런거라고 여성들을 폄훼하며 일반화 시키는게 대부분이다.
당장 회사에서 쉬어 터진 도태남 개저씨들이 주제도 모르고 20대 여성에게 직접거리고, 고백을 하고 짜증난다는 경험담들이 인터넷에 넘쳐난다.
미디어에서 나이차 많이 나는 커플들의 시선을 아름답게 포장해 보여주고, 아무에게 간택받지 못한 쉬어빠진 그런 남성들에게 실제로 용기를 주고있다.
물론 이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연인들이 존재한다.
또한 한국 미디어에서만 그런 나이차 많이 나는 커플을 전시하는게 아니고 서구권 미디어에서도 나이차 많은 커플들을 보여주는 것도 명백한 사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문제점은 나이차를 훨씬 뛰어넘는 '미성년자'와 '성인'의 관계를 보여줬다라는 것이다.
+
외람된 주제지만 공홈 시놉시스에서 퀸연아와 아사다 마오를 고유림과 나희도로 비유했다는 것 자체도 참 빻았고
표절 논란도 있던 작가라 절필했으면 하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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